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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출처 : 구글 이미지(언어의 정원)

  • 제목 : 언어의 정원
  • 개봉일 2013.08.14
  • 감독 : 신카이 마코토
  • 주연(목소리) :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 러닝타임 : 46분
  • 웨이브, 왓챠플레이에서 시청 가능.

빗속의 풍경화

이 에니메이션은 러닝타임이 46분으로 짧은 편이다. 그중 반 이상이 비가 내리는 장면인데 비 오는 날을 얼마나 아름답게 그려냈는지 평소 비를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비 오는 날을 설레게 만드는 그런 애니메이션이다. 비가 내리는 설렘 속에 서로를 의지하며 신뢰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름답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를 보고 그에게 관심이 생겨 찾아본 '언어의 정원' 그는 정말 빛을 잘 표현해내는 사람인 것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을 잘 표현해 낸다면 신카이 마코토는 빛을, 풍경을 정말 잘 표현해내는 것 같다. 그는 캐릭터의 감정을 배경과 풍경을 통해 표현하는 것 같다. 섬세하고 다정하게 감정을 전달한다. 46분 동안 아름다운 풍경화를 감상한 기분. 비 오는 공원의 모습도 비 오는 도쿄의 모습도 너무 아름답게 표현했다. 평소 나에게 비는 우울함을 주는 존재였는데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설렘, 희망을 그려낸 것 같았다. 비 오는 풍경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다니! 벌써 10년 전에 나온 애니메이션이지만 세련되었고 촌스러운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비 오는 날의 만남

이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남학생 타카오. 그는 구두디자이너가 꿈이다.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종종 학교에 가지 않고 공원에 간다. 그는 그곳에서 구두 디자인 스케치를 한다. 여느 날처럼 비가 오자 타카오는 공원으로 갔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여성이 초콜릿과 맥주를 먹으며 앉아있었다. 서로 보일 듯 말듯한 어색한 인사를 하고 타카오는 구두 디자인 스케치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우리 어디서 본 적 없나요?"라고 묻는 그에게 시를 한 편 읊어주고 자리를 떠난다. 그 첫 만남 이후로도 비가 오는 날이면 공원 정자에서 타카오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유키노. 대화를 해보다 보니 그녀도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공원에 와서 앉아있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도시락을 나눠먹기도 하고 친분을 쌓아간다. 그녀의 도시락은 맛이 형편없었는데 그녀가 미각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타카오의 도시락을 먹으며 미각을 되찾아간다. 장마철이 되어 매일 비가 오자 그 둘은 매일 만나게 된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유키노는 직장문제와 남자 친구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미각 장애를 앓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요리실력이 엉망이었던 것이었다. 타카오는 유키노에게 구두 디자인 책을 선물 받았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이 디자인 한 첫 번째 신발을 유키노가 신어주었으면 했다. 그래서 그녀의 발 사이즈를 재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유키노는 수줍게 그에게 발을 내밀었다. 이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었다. 장마가 끝나고 맑은 날이 계속되는 9월. 비가 오지 않자 둘은 공원에 갈 구실이 없어 만나지 못했다. 둘은 서로가 궁금하여 공원으로 향하지만 엇갈리게 되어 볼 수 없었다. 타카오가 학교생활을 하던 어느 날 교무실에서 유키노를 보게 된다. 그녀는 그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의 고전문학 선생님이었던 것이다. 유키노는 학교에서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남학생들이 그를 좋아하자 시기한 여학생들이 그녀에 대한 근거 없는 나쁜 소문들을 퍼뜨린 것이었다. 학교는 이를 방관하였고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었다. 그 소문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유키노는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래서 아침마다 타카오와 만났던 공원으로 피신했던 것이다. 다시 공원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폭우로 옷이 모두 젖어버렸다. 타카오는 유키노의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게 된다. 거기서 유키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타카오. 유키노는 그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요번 달에 이사를 간다고 말한다. 그러자 타카오는 나가버린다. 고민하던 유키노는 신발도 신지 못한 채 그를 찾아 뛰어나간다.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타카오. 대인기피증과 출근을 두려워하던 자신에게 타카오가 유일한 안식처였다고 유키노는 말한다. 유키노의 고백으로 둘은 화해를 하게 된다. 그 후 유키노는 정말 이사를 가게 되었다. 새로 이사 간 곳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다시 학생들을 가르친다. 타카오 역시 구두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게 된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

타카오는 12살이나 어린 애인을 만나고 있는 엄마와 철부지 형과 살고 있었다. 또 방학 때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유키노는 학교에서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해 힘들어했고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처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남자 친구는 그녀의 고통을 무시하고 방관으로 일관했다. 힘든 처지에 있던 둘은 비 오는 날 공원에서 만나는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줄 수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서로를 위로해주고 힘을 주는 존재. 누군가가 필요했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받는 두 사람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된다. 두 사람이 연인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연인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너무나도 특별한 존재일 것이다. 46분의 아름다운 풍경화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언어의 정원'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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